
1998년부터 희귀병인 베체트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베체트병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자가면역 전신질환으로, 여러 장기에 반복성 폐쇄성 혈관염이 발생하는 병입니다. 눈에 염증이 생기면 실명할 수도 있고, 마비 같은 신경장애가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대동맥 파열, 장 파열, 혹은 중추신경계 이상으로 사망할 수도 있는 중증 질환입니다.
베체트병으로 인해 머리카락 밑에는 항상 물집이 가득해 손으로 머리를 쓸어내리면 고름과 피가 흘러내렸고, 눈은 늘 충혈되었습니다. 입안은 헐고 목에는 편도선이 부어 포도송이 같은 멍울이 생기기 일쑤였습니다. 팔과 다리, 엉덩이에는 단단하고 큰 멍울이 피부 속에서 올라와 있었는데, 혹여 의자에라도 앉게 되면 "악" 하고 소리를 지르며 뒤로 넘어질 때가 많았습니다.
심지어 자궁과 항문에도 궤양이 있었고, 어느 날은 혀에 염증이 생겨 밥을 먹거나 말을 하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그럴 때면 말을 하지 못해 가족들과 글로 소통해야 했고, 배가 고파 밥을 떠서 앞에 놓아도 먹을 수 없어 밥상 앞에서 많이 울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 멍울이 올라왔다가 가라앉았다를 반복하면서, 주변 피부의 세포가 죽어 피부가 움푹 꺼지고 자주색으로 변했습니다. 이렇게 변한 피부는 몇 년이 지나도 새살이 재생되거나 회복되지 않고 검붉은 색으로 침착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무더운 여름에도 스타킹을 두 개씩 겹쳐 신어야 했습니다.
너무 고통받던 저는 치료를 받기 위해 2006년 11월 국내 대학병원에 갔는데, 의사는 이 병은 치료가 불가능한 난치병이라고 했습니다.
잠시라도 고통을 덜고자 염증 치료제를 써볼 수는 있겠으나, 그저 일시적으로 통증을 완화할 뿐 재발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서 2007년 본교회에 등록한 후부터는 다니엘 철야 기도회에 빠지지 않고 매일 참석하며 기도했습니다. 입을 열기 어려운 상태에서도 "건강한 다리와 깨끗한 피부로 사명을 감당하고 싶습니다."라고 간절히 기도하며 회개할 부분들을 찾아 꾸준히 회개했습니다.
더욱 충성하고자 매주 금요일은 일을 쉬면서 교구장님을 따라 심방에 동행했습니다.
사실 저는 구로동을 담당하는 3조장이었지만, 현재 공석인 5조(경기도 이천시, 안성시, 오산시, 화성시 등) 심방에도 함께 심방차로 동행했습니다.
장거리 심방차 동행 시 엉덩이에 난 멍울로 인해 매우 아팠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조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웬일일까요!
더 바쁘게 하루하루를 살던 2025년 어느 날, 언제 치료가 되었는지도 모르게 문득 통증이 사라졌습니다. 다급히 온몸을 살펴보니, 검붉었던 피부가 깨끗한 피부로 바뀌어 있었고, 단단한 멍울도 사라져 있었습니다!
27년 동안 고통스럽던 난치병이 깨끗이 치료된 것입니다. 할렐루야!
지금은 스타킹 한 개만 신고 다녀도 티가 나지 않아 너무 좋고, 아픈 곳이 없으니 너무너무 행복합니다.
제 마음의 소원을 들어주시고 치료해주신 아버지 하나님께 모든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