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역공과

12과 네가 내 잔을 마실 수 있겠느냐

읽을말씀 : 눅 22:39-44
외울말씀 : 눅 22:42

1. 제자들에게 "내 잔을 마실 수 있느냐" 물으신 예수님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인간 구원의 길을 순종하여 이루어 가셨습니다. 때가 되어 십자가를 지셔야 할 것을 아시고 제자들에게 앞으로 되어질 일들을 알려 주셨지요. 마태복음 20:18-19을 보면 "인자가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넘기우매 저희가 죽이기로 결안하고 이방인들에게 넘겨 주어 그를 능욕하며 채찍질하며 십자가에 못박게 하리니 제 삼 일에 살아나리라"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너무나 많은 고뇌가 담긴 말씀이었지만 제자들은 그 의미를 깊이 생각하거나 깨우치지를 못하고 다가올 주의 나라에서 누가 큰 자가 될 것인가에만 마음을 쏟고 있었지요.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철없는 제자들을 향해 "나의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 하시며 천국에서 영화로운 자리에 오르기 위해 예수님께서 당하실 고난의 잔을 함께 마실 수 있는지 물으셨습니다. 야고보와 요한은 이 질문의 의미를 깊이 깨닫지는 못했지만, 그 당시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예수님과 함께할 수 있는 마음이었기에 주의 잔을 마실 수 있노라고 담대하게 대답했습니다.
   이러한 고백대로 야고보와 요한, 베드로뿐 아니라 다른 여덟 명의 제자들도 과연 주님의 잔을 함께 마셨습니다. 십자가에 달리실 때는 함께하지 못했지만 나중에 주의 부활을 목도하고 성령을 받은 후에는 대부분의 제자들이 순교하기까지 충성하며 주의 고난의 잔을 함께 마셨던 것입니다.
   
   2. 십자가의 고난을 당하신 예수님
   
   하나님의 아들로서 이 땅에 오신 예수님께서는 수많은 사람의 질병과 연약함을 고쳐 주시고 귀신을 내어쫓으시며 복음을 전파하셨습니다. 놀라운 권능을 베푸시며 아무 소망이 없는 사람들의 삶 가운데 밝은 빛을 비추어 주셨지요.
   때가 이르자 예수님께서는 십자가를 지시기 위해 감람산에 오르셔서 "아버지여, 만일 아버지의 뜻이어든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내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눅 22:42) 하시며 간절히 기도하셨습니다. 이것은 죄 없으신 예수님의 핏값으로 모든 영혼을 구원받게 하시려는 생명을 건 절규였습니다. 또한 우리를 위해 참혹한 고난을 온전히 감당하시고자 능력을 구하시는 기도였지요.
   기도를 마치신 예수님께서는 가룟 유다가 이끌고 온 유대인들에게 잡히셨고 본격적으로 십자가의 고난이 시작되었습니다. 밤새 이리저리 끌려 다니면서 심문을 당하시고 마침내 사형선고를 받은 예수님께서는 군병들이 씌운 가시 면류관과 잔인한 채찍질로 인해 온몸에 피가 낭자하였습니다.
   잔인한 고문을 당하심으로 머리와 얼굴을 비롯하여 온몸이 피로 물든 예수님께서는 이번에는 육중한 나무 십자가를 짊어지셔야 했지요. 잡수시지도 주무시지도 못한 채 많은 피를 흘리시고 또다시 채찍질 당하며 가시는 예수님의 지친 몸에 그 십자가는 너무 무거웠습니다. 쓰러졌다 일어서고 다시 쓰러졌다 일어나서 힘겨운 걸음을 옮기시는 예수님의 곁에는 부축해 줄 제자들조차 남아 있지 않았지요.
   마침내 로마 군병들은 갈보리 언덕에서 예수님의 옷을 벗기고 손과 발을 못박기 시작합니다. 백부장의 신호에 따라 군병이 망치를 내려칠 때마다 연약한 살 속으로 못이 박히면서 피를 흘리지만 급소를 피해서 박기 때문에 고통만 극심하게 받을 뿐 금방 죽지는 않습니다. 못을 박은 후 십자가를 세우자 못박힌 손과 발에 몸 전체의 무게가 실리면서 찢겨지는 고통은 가중되었지요.
   이렇게 못박힌 채로 예수님께서는 여섯 시간 동안을 한낮 사막의 강렬한 햇볕 아래 매달려 계셨습니다. 죽기까지 계속해서 피를 쏟아야 하니 타는 목마름 또한 말로 다 할 수 없으며 사막지대의 독한 벌레들이 피 냄새를 맡고 달려들어도 쫓을 수가 없었습니다.
   더구나 벌거벗은 몸으로 달리신 예수님을 향해 군중들은 저주하며 희롱하고 손가락질을 합니다.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거든 십자가에서 내려 오라 그러면 믿겠노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십자가를 지고 죽으실 때라야 온 인류를 구원하실 줄을 누구보다도 잘 아셨기에 결코 내려오실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하고 죽기까지 사랑의 간구만을 올리셨지요. 이렇게 많은 고통을 당하며 물과 피를 다 쏟으시니 마침내 영혼이 떠나고 십자가의 고난을 마치셨습니다.
   
   3. 십자가 고난을 당하실 때의 예수님의 마음
   
   채찍에 맞으실 때, 피가 낭자하여 고난의 길을 걸으실 때, 또한 저주의 십자가에 손발이 못박히실 때 예수님께서는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요? 참혹한 고통 속에서도 예수님의 마음은 탄식이나 원망이 아니라 고난을 통해 무수한 영혼을 구원하심으로 하나님의 섭리를 이루실 감사와 기쁨으로 충만하셨습니다.
   아버지 하나님께서는 참자녀를 얻기 위해 태초에 주 예수님과 성령님을 낳으셨고 인간 경작의 계획을 서로 나누셨습니다. 삼위일체의 하나님께서 함께 천지를 창조하시고 첫사람 아담을 지으실 때도 주 예수님께서는 장차 친히 어떤 일을 겪으실 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곧 때가 되면 이 땅에 사람의 몸을 입고 태어나셔서 죄의 삯으로 사망에 이를 수밖에 없는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대신 십자가에 달리셔야 할 것을 알고 계셨던 것입니다.
   십자가에 못박으라 소리치는 군중들과 채찍으로 때리고 손발에 못을 박는 군병들을 보실 때도 그 마음에는 오직 사랑과 긍휼만이 가득했습니다. '이들은 내가 아버지와 함께 창조한 영혼들이며 아버지의 생기를 받은 영혼들이라 이들이 알지 못함으로 악을 행하나 장차 나를 믿고 구원받게 하리라'는 사랑의 마음으로 십자가에 달리는 그 순간까지도 긍휼과 자비의 기도를 올리셨지요.
   이렇게 사랑하는 영혼들을 구원하기 위해 골고다 언덕을 오르시면서 또 십자가에 높이 달려 군중들을 바라보시면서 예수님의 마음에는 참으로 많은 일들이 스쳐갔을 것입니다. 처음 아버지 하나님으로부터 분리되신 이후로 하나님과 성령님과 함께 천국에서 지내셨던 때, 한없는 사랑과 기쁨을 서로 나누며 또 앞으로 참된 자녀들을 얻을 계획 속에 즐거워하셨던 일들이 떠올랐을 것입니다.
   십자가를 지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실 때 아버지 하나님과 성령님과 나누었던 사랑의 말씀들이 기억나시며 고난받는 내 모습을 보심으로 아버지의 마음이 얼마나 찢어지게 아프실까 생각하심으로 슬프고 민망한 마음도 드셨습니다.
   또한 이 땅에서 사람의 몸을 입고 태어나서 자라셨던 기억과 마지막 3년 동안 사랑을 나누셨던 제자들, 그리고 주님을 섬겼던 선한 여인들을 떠올리시지요. 예수님의 죽음을 슬퍼하고 주님께서 부활하여 승천하신 후에도 이들은 땅에 남아 고난받을 것을 생각하면 심히 불쌍하고 애처롭게 여기시다가도 성령님이 그들에게 임하실 것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마음에 위로가 되십니다. 그들이 성령의 능력으로 모든 고난을 이기고 승리하여 천국에 올 것을 생각함으로 위로를 받으시는 것이지요.
   더구나 그들을 통해 무수한 영혼들이 구원에 이르고 그중에서도 많은 영혼들이 성결되어 하나님의 참자녀로 나올 것을 생각하면 더욱 십자가의 고난을 이길 힘이 되어지는 것입니다.
   
   4. 오늘도 동일하게 "나의 잔을 마실 수 있느냐" 물으시는 주님
   
   예수님도 우리와 같은 성정을 지닌 분이셨습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신 신성과 권능을 가지셨지만 동시에 인성도 가지심으로 사람으로서 피곤하고 배고픈 것도 느끼며 슬픈 것, 아픈 것도 다 느끼셨지요. 많은 사람들이 자기 유익을 좇아 배신하여 떠날 때 예수님의 마음은 심히도 슬프고 상하셨으며 채찍에 맞고 십자가에 못박히는 고통을 당하실 때도 예수님이라고 해서 덜 아픈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직 하나님과 영혼에 대한 사랑으로 모든 고통을 감당해 주신 것입니다.
   과연 여러분은 주님의 잔을 마실 수 있으신지요? 제자들은 그 당시에는 누가 크냐 다투었던 철없는 모습이었지만 성령받고 변화된 후에는 능히 주님의 잔을 마실 수 있었습니다. 로마서 8:17-18에 "우리가 그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하여 고난도 함께 받아야 될 것이니라 생각건대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족히 비교할 수 없도다" 하신 말씀대로 큰 소망 가운데 고난의 잔을 마실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십자가에 거꾸로 달리거나 톱으로 켜고 펄펄 끓는 기름가마에 던지울지라도 두려워하지 않고 복음을 전파했습니다. 세상의 더러운 것과 찌끼같이 멸시받을지라도, 관제와 같이 형체도 없이 희생하고 헌신하게 될지라도 하나님의 뜻을 이룰 수만 있다면 크게 기뻐하고 기뻐하였던 것입니다.
   여러분도 이와 같은 마음으로 주님의 잔을 마실 수 있는가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세상 누구보다도 주님을 더욱 사랑하는가? 부귀 영화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릴지라도 하나님의 말씀을 굳게 지켜 행할 수 있는가? 또한 하나님의 나라와 영혼 구원을 위해 생명이라도 줄 수 있는가?" 이런 질문들에 "주여, 내가 그러합니다." 하고 답할 수 있다면 하나님께서도 여러분을 지극히 사랑하는 증거를 나타내어 마음의 소원마다 응답하심으로 하나님께 마음껏 영광돌리게 하실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아무 죄 없으신 예수님께서 가시관을 쓰시고 채찍에 맞으시며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심으로 우리의 모든 죄를 용서받고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고난주간을 맞아 여러분의 삶에 구원받은 기쁨과 감사가 날이 갈수록 더욱 새로워지며 독생자를 주신 하나님의 사랑과 온갖 수난을 당하면서도 오직 사랑으로 율법을 완성하신 주님을 항상 기억하며 묵상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이 땅에서의 삶이 다하는 날까지 감사함으로 주님의 잔을 마시며 십자가를 함께 지심으로 주님의 영광에도 동참하실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2005-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