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모세의 탄생과 시대적 배경
이스라엘의 조상인 야곱이 가나안 땅의 기근을 피해 아들 요셉이 있는 애굽으로 이주할 때 요셉까지 야곱의 혈속은 모두 칠십 명이었습니다(출 1:5). 그런데 이들이 애굽에서 생육하고 번성하여 그 숫자가 점점 불어나 매우 강대해지니 애굽에서는 이스라엘 백성에 대하여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요셉과 그 시대 사람들이 다 죽은 후 애굽에 새로 즉위한 왕은 이스라엘 백성을 노예로 삼고 학대했습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 백성이 강성해지니 애굽 왕은 이스라엘 자손으로 태어나는 남자 아이는 모두 하수에 던져 죽이도록 했습니다. 이때 레위 족속 중의 한 사람이 레위 여자에게 장가들었는데 한 아이를 낳아 석 달 동안 숨겨 키웠으나 더 이상 숨길 수 없게 되자 상자 안에 아이를 넣어 하숫가 갈대 사이에 띄워 두고 이 아이의 누이를 시켜 살펴보게 하였습니다.
마침 목욕하러 나온 공주가 이 아이를 발견하여 왕궁으로 데려가 양자로 키웠는데 히브리 여인 중에서 유모를 구하여 젖을 먹이게 하였습니다. 다행히 이 아이의 생모가 유모가 되었고, 공주는 이 아이의 이름을 '모세'라 하였습니다. 모세(Moses)는 '물에서 건져내다'라는 뜻으로 레위 지파에 속하는 아므람과 요게벳의 아들이며 미리암과 아론의 아우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미 모세가 큰 그릇이 될 것을 예지하셨기 때문에 애굽 왕궁에서 최고의 학문과 무예를 닦으며 성장하게 했습니다. 또 생모의 젖을 먹으며 자랄 수 있도록 은혜를 베풀어 어머니가 믿는 하나님과 그의 조상에 대해서도 알게 하셨습니다. 후에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되는 데 필요한 자질을 충분히 갖출 수 있도록 섭리하신 것입니다. 모세는 애굽의 왕자로 장성한 후, 동족인 이스라엘 백성이 고역을 당하며 애굽 사람들로부터 아무 이유 없이 핍박당하는 것을 보고 애굽 사람을 쳐 죽였습니다. 이 일이 탄로 나자 결국 모세는 도피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이때 모세의 나이는 40세였습니다.
2. 모세의 40년 연단과 하나님의 부르심
애굽에서 도망쳐 나와 미디안 땅에 들어가 미디안 제사장 이드로의 딸 십보라와 결혼한 모세는 미디안 광야에서 40년간 목동을 하였는데 당시 목동은 애굽 사람들이 가장 천히 여기는 직업이었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모세를 연단하기 위해 가장 낮은 자리에 처하도록 섭리하신 것이었습니다.
모세는 40년간의 연단을 통해 애굽의 왕궁에서 배운 모든 생활 습관과 하나님께 합당치 못한 것들을 버리게 되었습니다. 온순한 양들을 보살피며 양치기의 생활을 하는 동안 불같았던 성격과 혈기를 버리고 양치기에 필요한 인내도 생기면서 '가장 온유한 자'라는 하나님의 인정도 받게 되었습니다(민 12:3).
모세가 마음을 낮은 곳에 두고 양을 섬기는 연단을 통해서 육체의 일들을 버리며 성결해 가자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세우기 위해 불렀습니다. 출애굽기 3:1-4을 보면 하나님께서 모세를 호렙 산 떨기나무 불꽃 가운데서 부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부르고 애굽에서 고통당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인도하라는 지시를 하셨습니다(출 3:7-10).
그러면 하나님께서 떨기나무 불꽃 가운데 나타나 모세를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세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떨기나무에 불이 붙으면 당연히 나무가 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떨기나무의 불이 사라지지 않은 채 나무도 타지 않는 것은 분명히 기이한 일입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떨기나무에 타고 있는 불꽃을 통해 변치 않고 썩지 않는 영의 세계가 있음을 알려 주시는 것입니다.
즉 영과 육이 다름을 통해 영원한 세계를 알려 주며 살아 계신 하나님, 능력의 하나님을 나타낸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예부터 떨기나무는 저주를 상징하기도 하므로 하나님의 사자가 떨기나무 불꽃 가운데 나타났다는 것은 저주받은 떨기나무를 주관하는 이도 하나님이시요, 하나님의 주권 하에 이 세상의 모든 원수 마귀 사단이 굴복하고 있음을 영적으로 나타내는 것입니다. 결국 모세는 40년간의 연단을 통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그릇이 되었고,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부르셔서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삼으셨습니다.
3.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된 모세
인간적인 생각을 동원하면 80세의 나이로 출애굽이라는 거대한 역사를 일으키는 지도자가 된다는 것을 불가능하다고 여길 수 있지만, 모세는 오직 하나님의 능력에 의지하여 그 명령에 순종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애굽에서 구해야 할 이스라엘 백성은 '유아 외에 보행하는 장정이 육십만 가량'(출 12:37)이었으니 어린이와 부녀자, 노인 등을 합치면 그 수가 엄청나게 많았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들을 출애굽시켜서 아무것도 없는 광야에서 의식주를 해결하며 가나안 땅까지 인도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애굽 왕의 강퍅함으로 인해 애굽에 내린 열 가지 재앙과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을 통해 하나님께서 살아 역사하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아직 영적 믿음이 연약한 상태였기 때문에 곧잘 모세에게 불평하고 불만을 터뜨리며 돌로 치려고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모세는 오직 믿음과 사랑으로 그들을 보살피며, 불평할 때마다 하나님께 기도로 간구하여 필요한 것을 공급해 주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만나와 메추라기를 하늘에서 내려 주기도 하셨고, 므리바의 반석에서 물이 나와 마실 수 있게 하셨습니다. 또한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햇볕을 막아 주시고, 밤에는 불기둥으로 사막 지방의 찬 기운을 녹여 주시며, 갖가지 기사와 표적으로써 하나님의 사랑을 나타냈지만 이스라엘 백성은 살아 계신 하나님을 믿지 못하고 불순종하여 하나님의 진노를 사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면, 모세가 십계명을 받으러 시내 산에 들어간 사이에 백성들이 금송아지를 만들어 경배하며 우상을 섬기는 큰 죄를 범하였습니다. 이때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내가 이 백성을 보니 목이 곧은 백성이로다 그런즉 나대로 하게 하라 내가 그들에게 진노하여 그들을 진멸하고 너로 큰 나라가 되게 하리라' 말씀하셨습니다(출 32:9-10).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모두 멸하고 모세를 통해 새로운 하나님의 백성을 삼겠다고 말씀하시자 모세는 "여호와여 어찌하여 그 큰 권능과 강한 손으로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신 주의 백성에게 진노하시나이까 … 주의 맹렬한 노를 그치시고 뜻을 돌이키사 주의 백성에게 이 화를 내리지 마옵소서 주의 종 아브라함과 이삭과 이스라엘을 기억하소서 주께서 주를 가리켜 그들에게 맹세하여 이르시기를 내가 너희 자손을 하늘의 별처럼 많게 하고 나의 허락한 이 온 땅을 너희의 자손에게 주어 영영한 기업이 되게 하리라 하셨나이다"(출 32:11-13)라고 간구하여 하나님께서 뜻을 돌이키시게 하였습니다.
이튿날 모세는 하나님께 백성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애통해하며 사랑으로 중보기도를 하였습니다. "이 백성이 자기들을 위하여 금신을 만들었사오니 큰 죄를 범하였나이다 … 이제 그들의 죄를 사하시옵소서 그렇지 않사오면 원컨대 주의 기록하신 책에서 내 이름을 지워 버려 주옵소서"(출 32:31-32). 하늘나라 생명책에 이름이 지워지면 지옥으로 갈 수밖에 없음을 알면서도 모세는 이렇게 백성의 죄악을 슬퍼하며 용서해 달라고 간구한 것입니다. 그러니 하나님께서 이러한 모세를 어찌 사랑하지 않으시겠습니까.
4. 온 집에 충성한 모세
모세는 하나님께서 친히 대면하여 말씀하실 정도로 인정과 보장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모세가 구스 여자를 취하였을 때 미리암과 아론이 비방하자 하나님의 진노가 즉시 임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불러 "내 말을 들으라 너희 중에 선지자가 있으면 나 여호와가 이상으로 나를 그에게 알리기도 하고 꿈으로 그와 말하기도 하거니와 내 종 모세와는 그렇지 아니하니 그는 나의 온 집에 충성됨이라 그와는 내가 대면하여 명백히 말하고 은밀한 말로 아니하며 그는 또 여호와의 형상을 보겠거늘 너희가 어찌하여 내 종 모세 비방하기를 두려워 아니하느냐"(민 12:6-8) 말씀하시고 그 들을 떠나시니 곧 미리암이 문둥병에 걸리고 만 것입니다.
그러자 모세가 하나님께 대신 간구하여 미리암이 문둥병을 치료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 모세의 간구를 들으시는 것은 모세가 온 집에 충성하는 사람이었 때문입니다. 모세는 자신의 모든 고충은 뒤로 하고 오직 하나님께서 명하신 일들을 이루기 위해 죽도록 충성하며 사명을 온전히 감당하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놀라운 기사와 표적을 체험하고도 그의 능력을 믿지 못하여 수시로 불평하며 불순종했지만, 모세는 그래도 그들을 믿음과 사랑으로 인도하며 하나님께 온전히 맡겼습니다.
모세가 철저하게 자신을 희생하면서도 오직 하나님의 뜻을 끝까지 좇아나갈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백성을 사랑하였으며 하나님과 직접 대면한 종으로서 천국에 대해 밝히 알며 하늘나라에서 하나님과 함께 영생을 누릴 것을 소망하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중도에서 낙담치 않고 끝까지 온 집에 충성할 수 있었던 것은 상 주시는 하나님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히브리서 11:24-27을 보면 "믿음으로 모세는 장성하여 바로의 공주의 아들이라 칭함을 거절하고 도리어 하나님의 백성과 함께 고난받기를 잠시 죄악의 낙을 누리는 것보다 더 좋아하고 그리스도를 위하여 받는 능욕을 애굽의 모든 보화보다 더 큰 재물로 여겼으니 이는 상 주심을 바라봄이라 믿음으로 애굽을 떠나 임금의 노함을 무서워 아니하고 곧 보이지 아니하는 자를 보는 것같이 하여 참았으며"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출애굽 과정을 통해 모세를 믿는 사람들이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 곧 천국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보여 주셨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지키라고 명하신 계명을 지키며 말씀대로 순종하면 가나안 땅인 천국에 들어갈 수 있지만, 하나님을 알고 또한 많은 것을 체험했어도 불평하거나 불순종하면 가나안 땅에 들어갈 수 없음을 분명히 깨달아야 합니다. 또한 모세와 같이 하나님께서 주실 상급을 바라보며 자신을 희생하고 온 집에 충성하는 사람이 되어 많은 사람을 구원의 길로 인도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2008-10-10